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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1.
45x45cm,캔버스에 아크릴,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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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차이
사소한 차이,80x117cm,캔버스에 아크릴,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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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차이
사소한 차이가 항상 큰 차이를 낳는다. 그림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주 사소한 차이로 말미암아 소위 말하는 걸작이 되기도 하고 졸작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의식보다 무의식이 빚어낸 그림을 더 좋아한다. 의식은 조작 가능해서 모든 게 절묘하게 맞아떨어졌을 때는 세상이 인정하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 반면에, 이미 훌륭한 작가 반열에 오른 작가라 하더라도 사소한 방심이나 교만으로 인해 걸작이 될 수도 있었던 작품을 졸작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의식은 조작할 수 없다는 점에서 순수하다. 순수한 것은 적어도 악취를 풍기지는 않는다. 그래서 무의식이 그려낸 그림은 설사 걸작이 되지 못하더라도 졸작은 면할 수 있다.
무의식이 그린 그림 혹은 무의식으로 그린 그림, 아니 무의식을 그린 그림은 언제나 순간의 느낌을 단번에 즉각적으로 표현하는 식으로 그려질 수밖에 없다. 이 그림도 그렇게 그려졌다. 늘 다니던 곳, 늘 똑같이 반복되던 익숙한 일상 한가운데서 완전히 정지된 채 멈춰 서 있었던 적이 있다. 그때 나는 하얗게 지워진 상태였다. 백색 망각의 순간에 유일하게 존재한 것은 약간의 어지러움이었다. 그 어지러움 외에 나를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어지럼증만이 내 존재를 증명하는 전부였다. 그 순간은 짧았지만 분명하고 강렬했다. 내가 지워진 그 자리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잠시 다른 세상과 연결된 것 같기도 했다. 그 세계는 어둠이었고 빛이었으며 그리고 현란했다. 이 그림은 그때 나를 삼켰던 그 세계를 표현한 것이다. 2016년 MBC드라마 <화려한 유혹>에, 2017년 MBC드라마 <불야성>에 협찬 그림으로 선보였던 이 그림은 지금 미국에 살고 있는 젊은 부부의 신혼집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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