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너드 코헨
레너드 코헨이 부르는 노래에는 멜랑콜리가 없다. 아니 멜랑콜리가 겹겹이 숨겨져 있다. 그래서 그의 노래는 차가운 듯 차갑지 않다. 시인이며 소설가이기도 했던 코헨은 시를 낭송하듯 노래한다. 대체로 가수들은 자신이 노래로 부르짖는 감정이 듣는 사람에게 가능한 한 강렬하게 가닿기를 바란다. 심지어 어떤 가수들은 청중들을 선동이라도 하겠다는 듯이 격하게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레너드 코헨은 그 반대다. 개성이라고는 없는 사람처럼 무미건조하게 중얼거리듯이 노래하면서 한편으로는 청중들을 밀어내는 것이다. 음의 높낮이도 뭉개버리고 싶다는 듯이 노래하는 코헨은 가수라기보다는 혼자 불온하게 읊조리는 시인에 가깝다.
레너드 코헨은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뜨거워지지 않는 가수다. 그가 부르는 사랑은 해소되어야 할 갈망이 아니기에 그렇다. 그가 읊조리는 사랑은, 너와 나 사이에 가로놓인 심연과도 같은 간격, 바로 그 간격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는 그런 것이다. 그러므로 서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도리어 멀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코헨이 노래하는 역설 아닌 역설이다. 살아가기 위해 오히려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 진실을 코헨은 노래하는 목소리 그 자체로 보여준다. 감상적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냉소적인 것도 아닌 코헨에 대해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그 누구도 코헨처럼 노래한 적이 없고, 그 누구도 코헨처럼 노래할 수 없다.
우리는 어차피 우주라는 집을 떠나서 살 수 없는 존재들이지만 그래도 서로 간에 약간의 거리와 차이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중얼거리는 코헨의 노래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