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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1.
45x45cm,캔버스에 아크릴,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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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2
해바라기2,90x117cm,캔버스에 아크릴,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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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2
왜 그곳에 갔는지, 그곳이 어디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 그곳에서 해바라기를 보았다. 배가 고파 밥집을 찾기 위해 걷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걸어도 밥을 파는 집은 나타나지 않고 해바라기만 지천인 동네였다. 한꺼번에 해바라기를 그렇게 많이 보기는 처음이었다. 내 기억 속의 해바라기는 어쩌다 가끔 볼 수 있는, 그래서 더 도도하고 강렬한 그런 꽃이었다. 그런데 그날 본 해바라기는 너무 많아 귀할 것도 없었고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더 이상 신비롭지도 않았다. 노란 꽃잎 속에 동그랗게 자리 잡은 진흙 색 속살도 감추는 것 하나 없이 보란 듯이 다 벌어져 있었다.
해바라기가 지천인 그 동네에는 크레용 냄새가 나는 커피를 파는 작은 카페가 있었다. 손님이 한 사람도 없는 카페 여주인은 그 동네에서 만난 유일한 사람이었다. 커피를 주문하는 대신, 그 동네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밥집의 위치를 묻는 나에게 카페 여주인은 친절하게 약도를 그려주었다. 그녀가 그려준 약도 속에도 해바라기가 있었다. 그리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또 다른 꽃 무더기도 그녀는 약도 속에 그려 넣어주었다.
그녀가 그려준 꽃을 지표 삼아 밥집을 찾아 나서면서 이미 이 그림은 내 머릿속에 저장되고 있었다. 해바라기뿐인 줄 알았던 그곳에는 크레용 냄새를 풍기는 카페도 있었고 해바라기 못지않게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이름 모를 또 다른 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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