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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1.
45x45cm,캔버스에 아크릴,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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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더듬다
말을 더듬다,45x45cm,캔버스에 아크릴,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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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더듬다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금각사>>에 등장하는 미조구치는 못생긴 데다 심한 말더듬이다. 그의 말은 세상보다 늘 한 박자 늦어 그가 내뱉은 말은 내뱉어지기도 전에 죽은 말이 되어버린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눈치챌 틈이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즉각적이다. 우리가 무수히 내뱉는 말 역시 내가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 자동으로 흘러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미조구치의 말은 입안에 갇혀 있다가 안간힘을 다한 끝에서야 비로소 세상 바깥으로 튀어나온다. 그러나 타이밍을 놓쳐버린 말은 공허하고 효력이 없다. 이미 지나가 버린 상황에 던져졌어야 할 그 말은 새로 발생한 현실 앞에서는 쓰레기가 되고 만다. 신선하지 못한 말과 더불어 사는 미조구치는 그러므로 늘 미끄러지고 어긋나며 세상과 불화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 난 존재다. 그런 미조구치가 아름다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면서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미조구치가 발견한 아름다움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었다. 그런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깨닫고 경험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자기가 아닌 다른 존재로 변화시켜야만 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평소 금각사와 자기를 동일시했던 미조구치는 금각사에 불을 질러 없앰으로써 자기가 아닌 다른 존재로 이행하기를 꿈꾸었다. 생성과 소멸이 둘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미조구치의 미학은 금각사를 불태움으로써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금각사에 불을 지른 것은 곧 자기를 불태워 없애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 미조구치는 그 불과 함께 자신의 입속에 갇혀 썩고 있던 말들도 태워 없앰으로써 비로소 자유로운 존재가 되었다. 금각사를 불태움으로써 다른 존재가 된 미조구치의 말을 붙들어 이 그림 속에 다시 가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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